“척추 수술환자 10년 추적했더니… 반강성고정술 효과 가장 좋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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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병원장이 바이오플렉스 스프링 로드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병원장이 바이오플렉스 스프링 로드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서울 광혜병원은 지난해 말 개원 30주년을 맞아 스프링 로드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 환자의 수술 후 경과를 살피는 행사를 시작했고 최근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2005년에서 2011년까지 척추 전방부에 나사산 형태의 케이지인 추간체유합보형재를, 척추 후방부에는 스프링 로드에 기반한 바이오플렉스(Bioflex) 추간체고정재를 척추에 삽입한 반강성고정술 환자를 대상으로 특수 X선과 CT 촬영 등으로 무료 검사를 진행했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장은 “당시는 추간공확장술이라는 특화된 척추 비수술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이었다. 그때도 척추 수술은 상대적으로 비수술에 비해 침습적 요소로 인한 긴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 수술 중이나 그 이후의 다양한 위험성, 높은 비용 등으로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그럼에도 저와 병원을 믿고 어려운 결정을 한 분들에 대한 보은의 의미”라고 전했다.

반강성고정술 환자 추적 검사 결과
검사 결과 중 특이한 점은 수술 당시 이후에도 재내원으로 영상 촬영 내역이 있거나 이번에 새롭게 내원한 환자 약 90명 중 90% 이상에서 수술한 부위가 수술 직후 상태 그대로 잘 유지되고 있었고 수술한 부위의 위나 아래의 연접한 마디에 추가적인 퇴행 변화 소견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0% 미만은 윗마디에 일부 퇴행성 변화, 골다공증 등으로 인한 전반적 척추 구조 약화, 디스크 간격이 좁아졌다는 등의 소견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강성 로드를 이용한 강성고정술의 경우 수술 후 5년 경과 시 symptomatic ASD(증상을 보이는 연접부 퇴행 변화)는 대략 30% 이상 발생하고 asymptomatic ASD(증상이 없는 연접부 퇴행 변화)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이 50%에 육박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변화의 원인은 수술 부위 주변 근조직의 지속적 약화·염증 발생, 환자 개인의 유전적 혹은 특이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로드의 지나친 강성에 따른 척추 하중 분배 구조의 변화가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손꼽힌다.

만약 강성고정술을 시행한 후 10년이 지났다면 최소 1∼2차례, 많게는 2∼3차례 이미 연접부 퇴행 변화로 재수술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바이오플렉스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의 경우는 평균 1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추적환자 90% 이상에서 수술한 마디의 위·아래 연접 마디 상에 퇴행 변화 소견이 거의 없었다는 놀라운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바이오플렉스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의 차별점
척추 모형에 삽입한 바이오플렉스 추간체고정재의 모습.
척추 모형에 삽입한 바이오플렉스 추간체고정재의 모습.
바이오플렉스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은 척추의 전방부에는 추간체유합보형재라고 하는 케이지를 척추체 사이에 삽입하고 척추의 후방부에는 바이오플렉스라고 하는 추간체고정재를 삽입해 고정한다. 이 2가지 척추 이식용 의료기기를 병용하는 방법의 척추 수술을 의미한다.

바이오플렉스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은 3가지의 차별점이 있다. 첫째, 하중 분배 구조의 유사성이다. 유한 요소 분석 결과, 기존 강성 고정술은 척추의 전방부와 후방부의 하중 분배 비율이 2대8 혹은 3대7이었다. 반면 후방부 바이오플렉스를 전방부의 척추 유합용 케이지와 병용할 경우 정상에 가까운 7.5대2.5 혹은 8대2로 확인됐다.

둘째, 연접부 퇴행 변화의 최소화다. 바이오플렉스는 강성 고정술과 비교 시 상대적으로 수술 마디의 ROM(관절 가동 범위)은 크고 연접 마디의 ROM은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연접부 퇴행 변화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다.

셋째, 분절별 연결 방식의 적용이다. 바이오플렉스는 척추 나사못 머리부에 두 개의 로드가 결합이 가능한 구조 덕분에 분절별 연결 방식을 사용한다. 그 결과 수술 부위를 연장하는 재수술 시 기존에 삽입된 구조물의 제거나 해당 부위 절개가 필요 없어 신체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박 병원장은 “척추 측만증·후만증과 같은 척추 변형이 중증 이상으로 진행돼 여러 마디에 대한 수술적 교정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분절 불안정증 △디스크 높이가 거의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심한 디스크 퇴행 △수술적 감압이 필요한 정도로 심한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인해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다양한 차별점을 지닌 바이오플렉스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를 계기로 10년 만에 다시 만난 환자는 “반강성고정술을 선택한 당시는 걱정이 있었지만 강성고정술로 몇 차례 재수술을 한 주변 지인들과는 달리 지금껏 문제없이 지내고 있어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의료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 병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서 환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확인했고 이것이 더욱더 ‘스프링 로드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이라는 척추 수술을 재개하는데 큰 동기부여가 돼 신경외과 전문의로서의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척추 수술#반강성고정술#서울 광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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