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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김정은에 “서울 오면 한라산 방문으로 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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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김정은에 “서울 오면 한라산 방문으로 답해야겠다”

공동취재단, 장원재 기자 , 신나리 기자 입력 2018-09-21 03:00수정 2018-09-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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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양정상회담]방북 마지막 이벤트 ‘백두산 방문’
천지 물 담는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천지 물을 물병에 담는 동안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옆에서 문 대통령을 붙잡아주고 있다. 문 대통령 부부는 한라산 물로 만든 ‘삼다수’ 생수 500mL 중 절반을 천지에 뿌렸고 빈 자리에 천지 물을 채워 넣었다. 백두산=사진공동취재단·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보다리 회동’이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면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백두산 방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백두산 정상에서 환한 표정으로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며 화합과 평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백두산 천지는 1년에 맑은 날이 100일이 채 안 되는데 이날은 구름 한 점 없는 가을빛이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천지의 물을 떠 한라산에서 가져온 물과 합쳤고 김정은을 한라산에 초청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두 정상은 헤어지기 전 삼지연초대소 다리에서 수행원 없이 산보하며 ‘도보다리 회동’을 재현했다.

○ “소원 이뤄졌다”,“사진 찍어 드리겠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떠나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평양 시민들이 길거리에 도열해 인공기와 한반도기, 조화를 흔들며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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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안공항에선 공군 2호기를 타고 직선거리로 약 370km 떨어진 양강도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했다. 삼지연공항의 활주로가 좁아 1호기 대신 기체가 작은 2호기를 이용한 것. 특별수행원들과 기자단은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로 따로 이동했다.

삼지연공항에선 김정은이 미리 와 영접했다. 두 정상은 자동차로 북한 측 정상인 장군봉(해발 2750m)까지 이동했다.

등산 마니아인 문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중국 쪽 백두산에 오를 때 나는 반드시 우리 땅으로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져 영 못 오르나 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또 “남쪽 국민들이 백두산 관광을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분단 이후 (백두산은) 남쪽에선 그저 바라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며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론 남측 인원(사람)들,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한다”고 화답했다.

김정은이 “백두산 천지 물에 붓을 담가 북남의 새로운 역사를 계속 써 나가자”고 하자 문 대통령은 웃으며 “제가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도 다 하고”라며 말을 받았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는 문 대통령을 향해 “백두산에는 전설이 많은데 두 분이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했다.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던 문 대통령은 결국 “여기선 아무래도 위원장과 함께 손을 들어야겠다”며 즉석에서 김정은의 손을 잡고 들어올리자 수행원과 기자단의 박수가 터졌다. 김정은은 “남측 대표단도 대통령을 모시고 사진을 찍어야죠. 제가 찍어 드리면 어떻겠느냐”고 깜짝 제안을 했다. 남측 대표단은 “아이고, 무슨 말씀을…”이라며 웃으면서 말렸다.

○ “서울 오시면 한라산 모시겠다” 제안도

문 대통령은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느냐”는 김정은의 제안에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다. 천지에 도착해선 미리 준비해 놓은 한라산 물이 담긴 생수통의 물을 덜어내고 천지 물을 손으로 떠 담는 합수의식을 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김정은에게 “서울에 답방을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시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한라산 방문으로) 답해야겠다”고 동의했다. 동행한 가수 알리는 두 정상 앞에서 진도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삼지연초대소로 이동해 김정은 내외와 마지막 오찬을 했다. 두 정상은 초대소 야외 다리에서 한동안 배석 없이 대화를 나눴다. 새 소리만 들리는 가운데 자연 속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4월 상회담 때와 유사해 ‘도보다리 회담의 재현’이라는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오후 3시 반에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북에서 첫날 오찬을 제외한 모든 오찬·만찬(네 차례)을 김 위원장과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저녁 남측 인사끼리 하기로 했던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 만찬에도 깜짝 등장했다. 문 대통령이 “시간을 너무 많이 뺏는 것 아니냐”고 물었을 정도다. 문 대통령은 귀국 후 대국민 보고에서 “천지에 올라 국민들이 북한 땅에서 백두산을 관광할 수 있는 시대를 하루빨리 열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백두산=공동취재단 /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신나리 기자
#방북 마지막 이벤트#백두산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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