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尹대통령에 ‘현무 사고’ 즉시 보고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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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실시간 공유했지만
“인명피해 없어” 추가 실사격 훈련
野 “국민에 안 알리고 은폐 시도”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2022.10.5 합참 제공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2022.10.5 합참 제공
군이 북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4일 오후 11시경 발사했던 현무-2C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낙탄 사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군의 대응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군과 대통령실에 따르면 4일 진행된 미사일 발사와 대응은 군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에 있는 국가위기관리센터로 실시간 공유됐다. 이날 오후 11시경 강원 강릉시 한 공군기지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된 현무-2C 1발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을 하다 목표 방향과 반대인 서쪽 영내로 떨어진 사실도 즉각 공유됐다고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낙탄 사실을 보고받은 시점은 5일 새벽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탄한 미사일의 연소 시간이 1분 내외로 짧았고, 폭발 화재나 인명 피해가 없었으며 심야에 주민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안전 조치 후 추가 실사격 훈련을 한 뒤 보고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긴급한 교전이 발생했거나 민간인 피해가 난 상황이 아니었던 만큼 추가 미사일 훈련까지 완료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군과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굉음과 화염으로 시민 우려도 일었던 만큼 군의 신속한 설명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화재가 나고 화염에 휩싸이면 즉각 국민에게 관련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조직적으로 이 사안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다만 강릉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재난 문자 하나 없이 무작정 엠바고(보도 유예)를 취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군을 질타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현무 사고#사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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