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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따분한 업무에서 몰입도 높이는 방법들[Monday HBR/알리세아 리버먼]

알리세아 리버먼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마케팅 담당 부교수| 정리=조윤경 기자
입력 2022-09-05 03:00업데이트 2022-09-0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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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일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어 한다. 문제는 이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는 따분한 업무가 많다는 점이다. 설거지나 서류 정리, 데이터 입력과 같은 업무 말이다. 물론 이런 일들 덕분에 가정과 사회, 조직이 굴러 가기는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하는 게 결코 흥미롭지는 않다. 이런 지루한 일을 끈기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일이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거나, 일에 대한 보상이 주어질 때, 또는 일 자체가 재미있을 때 오랜 시간 작업할 수 있다고 한다. 일부 회사에서 게임 요소를 업무에 도입해 직원들이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이유다.

하지만 큰 주의 집중이 필요하지 않은 일들은 어떨까? 필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특정 일에 일찍 손을 떼버리는 이유는 충분한 동기 부여가 이뤄지지 않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해당 일 자체가 처음부터 많은 주의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재미없는 일의 재미를 억지로 늘리기보다는 주의 집중이 필요한 다른 일과 짝을 이뤄 재미없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 ‘이탈적 몰입’이라고 한다.

우리 마음은 근본적으로 몰입 대상을 찾는다. 투입 가능한 주의 능력보다 한참 낮은 수준의 주의력이 필요한 일을 할 때 우리는 지루함을 느낀다. 이때 다른 일을 동시에 진행한다면 갈 곳을 잃어 방황하던 초과분의 주의력을 그 일에 집중시킬 수 있다. 그 결과 더 꾸준하고 집중력 있게 일에 임할 수 있다.

필자는 이탈적 몰입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설계했다. 먼저 참가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눴다. 첫 번째 집단은 단순한 운동을 하는 동시에 화면을 가로지르는 일련의 점들을 보게 했다. 두 번째 집단은 운동을 할 때 피아노 음악이 나오는 수중 비디오를 시청하게 했다. 세 번째 집단은 운동을 하면서 몰입을 강하게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읽도록 했다. 그 결과, 수중 비디오를 시청한 그룹은 첫 번째 실험 대조군과 운동 지속 시간 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몰입을 요하는 이야기를 읽은 집단은 첫 번째 실험 대조군보다 10% 더 오래 운동을 지속했다.

하지만 사람의 주의력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탈적 몰입은 동시에 진행하는 두 작업이 한 개인의 전체 주의력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만 일의 지속성을 늘려줄 수 있다. 일례로 위 실험을 단순한 운동이 아닌 계산 작업으로 바꾸자 이탈적 몰입의 효과는 사라졌다.

직원, 관리자, 조직은 이탈적 몰입의 효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먼저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꼭 해야만 하는 지루한 서류 정리 작업을 해야 할 때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하도록 권장할 수 있다. 또는 책상 청소를 하면서 비디오를 보게 할 수도 있다. 혹은 직원들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화장실 거울에 일간지 뉴스 기사를 배치해 손을 오래 씻도록 만들 수 있다.

소비자를 위한 제품 디자인을 할 때도 이탈적 몰입 전략의 이점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양치질 시간을 늘리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디자인해야 한다면 양치질 도중 들으며 몰입할 수 있는 오디오를 삽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운동 앱 역시 플랫폼에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를 포함해 볼 수 있다. 이는 기업과 고객에게 모두 좋은 방식인데, 사용자의 건강이 향상되고 앱 사용 시간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루한 일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사소한 일들이 갖는 중요성과 범위를 고려한다면 우리는 이런 일을 끈기 있게 해내면서도 이점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이탈적 몰입이라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전략을 통해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들을 완수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나아가 개인의 생산성 증진, 조직의 성공, 사회적 웰빙이 실현될 수 있다.

알리세아 리버먼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마케팅 담당 부교수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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