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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직원 모니터링, 이점 극대화하려면[Monday HBR/체이스 틸]

체이스 틸 미국 와이오밍대 기업윤리학 의장| 정리=이규열 기자
입력 2022-08-22 03:00업데이트 2022-08-22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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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이 기승이었던 2020년 4월 직원들의 업무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컴퓨터 모니터 감시, 영상 감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치 추적 등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 직원들의 행동을 추적하는 시스템의 판매도 급증했다. 회사들은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의 혈압, 심박수 데이터 등을 스마트워치를 통해 수집해 직원 개인별 ‘불안 점수’를 보여주고 관련 조언을 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 모니터링 도구는 성과 추적, 생산성 향상, 규정 위반 방지에 중점을 두는 게 사실이다. 미국의 한 마케팅 회사는 10분마다 직원들의 컴퓨터 화면을 캡처하고 수집해 직원들이 어떤 업무에 얼마만큼 시간을 쏟는지 파악한다. 아마존은 배송 기사의 스마트폰 데이터를 추적해 이들이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운전하는지 감시한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니터링은 절도 등 직원들의 범죄 행위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직원 모니터링은 심각한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의 100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일부는 직장에서 모니터링을 받고 있었고 일부는 받지 않았다. 모니터링을 받는 직원이 허용되지 않은 휴식을 취하고, 지시를 무시하고, 회사 자산을 훼손하고, 사무 장비를 훔치고, 의도적으로 일을 천천히 하는 등 규정 위반 행동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미국 전역의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일련의 업무를 완수하도록 요청한 다른 실험에서도 ‘모니터링 받는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가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일반적으로 사람은 처벌 혹은 보상 같은 외부 요인 또는 개인의 도덕성에 따라 옳은 일을 하게끔 동기가 부여된다.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이 물건을 훔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 해고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직원들의 올바른 행동을 이끌기 위해 당근과 채찍에만 의존할 수 없다. 직원의 도덕성에도 기대야 한다. 앞선 연구에서 모니터링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모니터링을 하는 이에게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모니터링을 받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주로 자신에게 있다고 답변했다. 모니터링을 받은 직원은 자기 업무에 대한 주체성이 줄어든다고 느껴 스스로의 도덕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모니터링을 받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부도덕적 행동을 저지르게 만드는 셈이다.

직원들이 도덕성을 잃지 않으면서 모니터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직원들이 정당하게 대우받는다고 느끼면 주체성이 덜 줄어들고 모니터링으로 인해 도덕적 책임감을 잃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앞선 실험에서 참가자를 얼마나 예의 바르게 대했는지, 약속했던 현금 보상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 정당성과 관련한 요인에 변화를 줬다. 그 결과 모니터링을 받더라도 정당하게 대우받는다고 느끼면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직원들에게 정당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진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언제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것이 적절하고 또 언제 이뤄지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실제로도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직원들에게 공개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직원들이 자신의 데이터나 익명화된 집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니터링의 범위와 목적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직원 수용도를 약 70% 높일 수 있다.

직원 모니터링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사고를 예방하고 성과를 높이며 직원들의 웰빙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의 업무에 대한 주체성과 책임감도 덩달아 줄어들 수 있다. 직원들을 정당하게 대우함으로써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지켜주고, 직원을 처벌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도구로써 모니터링을 사용해야 한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직원 모니터링의 역효과’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체이스 틸 미국 와이오밍대 기업윤리학 의장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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