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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채팅 로봇’에 거짓말하는 고객, 어떻게 줄일까[Monday HBR/알랭 콘]

알랭 콘 미시간대 정보대학 조교수| 정리=장재웅 기자
입력 2022-08-08 03:00업데이트 2022-08-08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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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방금 새 휴대전화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했는데 배송 받자마자 떨어뜨려 화면이 깨졌다고 해보자. 교환을 신청하면 자동화 시스템이 당신에게 제품이 파손된 상태로 도착했는지 아니면 본인 부주의로 파손된 건지 물어볼 것이다. 이때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그러나 챗봇, 온라인 접수, 기타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다양한 고객 서비스 앱에서 보편화하면서 진실을 속이고 거짓을 말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자동화 도구의 이점을 누리면서도 고객이 정직하게 행동하도록 이끌 수 있을까?

필자는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정직한 행동에 대한 두 가지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을 통해 사람과 기계를 대할 때 정직한 행동을 할 확률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측정해봤다. 먼저 실험 참가자들에게 동전을 10번 던지게 하고 결과에 따라 상금을 주겠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는 영상통화나 채팅으로 사람에게 직접 동전 던지기 결과를 보고했고, 나머지 참가자는 온라인 양식이나 음성 봇을 통해 결과를 보고했다. 실험 결과 평균적으로 사람에게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을 때 부정행위 비율은 9% 정도로 추정됐지만 기계에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을 때 이 비율은 22%로 높아졌다. 어떤 경우에도 부정행위는 발생했지만 사람에게 말할 때보다 디지털 시스템에 말할 때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

필자는 위와 같은 효과를 유발한 주요 심리적 메커니즘을 찾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연구자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일련의 질문을 던졌다. 조사 결과 기계에 동전 던지기 결과를 보고한 참가자는 연구원에게 결과를 보고했던 참가자보다 연구원에 대해 훨씬 더 낮은 친밀감을 느꼈고 자신의 평판에 대해서도 훨씬 더 낮은 관심도를 보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필자는 디지털 시스템을 텍스트 중심이 아닌 음성 서비스 방식으로 의인화해 기계가 좀 더 인간처럼 느껴지게 만들면 참가자가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여전히 거짓말을 했다. 이는 사람들이 일단 자신이 상호 작용하는 상대가 기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의인화 기능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함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두 번째 실험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부정행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누가 로봇에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 예측하고 해당 사용자가 사람 상담원과 대화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첫 번째 실험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참가자의 부정행위 경향을 평가해 ‘거짓말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진실을 말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분류했다. 다음으로 그들에게 동전 던지기 결과를 사람에게 보고할지 혹은 온라인 양식으로 보고할지 선택하도록 했다. 선호는 50 대 50으로 갈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필자가 1차 실험에서 ‘거짓말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평가한 사람들은 온라인 양식을 선택한 경우가 훨씬 더 높은 반면 ‘진실을 말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사람에게 보고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나타났다. 이는 거짓말 가능성이 높은 참가자는 사람에게 거짓말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마도 사람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더 불쾌할 것이라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인식 때문일 것이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를 통해 부정행위를 더 잘 감지하고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고객이 사람 상담원이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선택하는지 여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속임수를 쓸 가능성이 높은 사용자를 찾아내기 위한 기존 노력을 보완하면 부정행위를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객이 일부러 사람 상담원을 선택해 고위험 고객이라는 오명을 피하려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그야말로 윈윈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연구에서 나온 것처럼 사람과 대화하면 솔직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챗봇은 고객이 거짓말할 확률을 높인다’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알랭 콘 미시간대 정보대학 조교수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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