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내 글과 사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꾸준히 올리다 보니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계정을 찾아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처럼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기술직에 몸담고 있는 또래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통하고 있다. 얼굴을 본 적도, 직접 대화를 나눈 적도 없지만 때론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보다 더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 진심으로 서로를 응원하며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나 역시 최근 목공 일을 하는 SNS 친구와 만나 식사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SNS를 통해 일을 의뢰하고 일과 관련한 대화를 하는 등 업무에도 SNS를 자주 활용한다. SNS 계정은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이기에 접근성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SNS로 일을 의뢰받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먼저 일에 활용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팀원을 충원해야 할 때 계정에 홍보글을 올리고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는다. 실제로 우리 팀의 팀원 다섯 명 중 두 명은 SNS를 통해 채용했다. 전화 통화와 실제 만남의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첫 소통은 온라인에서 이뤄진 것이다.
온라인으로 사람을 사귀고 실제 만나기까지 하는 것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던 때도 있었다. SNS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꾸며진 가상의 공간이라는 마음의 벽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지금은 물리적인 거리를 넘어 직접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과도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등 관계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을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SNS에 나의 이야기를 올리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배윤슬 도배사·‘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