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에서 내내 잘나가던 한 인사가 노무현 정부 때 장관을 하다 사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필자가 취재를 시작하자 “내가 그래도 이 정부 안에서 보수를 대변해 싸우는 사람이오. 그런데 나한테 이럴 수 있소”라고 했다. 이념을 물은 게 아니라 본분에 충실했는지 따졌는데, 이런 식으로 이념 코드를 내세웠다. 현재 여당 중진으로 있는 그가 그때나 지금이나 이념을 갖고 싸운 기억은 별로 없다. 홍 부총리가 성격이 무던해서 그렇지 이 인사처럼 자리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 아직도 그 말을 믿고 싶다.
고기정 경제부장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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