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銀 “최저임금 여파로 올해 고용 2만 명 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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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018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최대 2만 명 줄 것으로 추정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예년 수준인 6, 7% 선이었다면 신규 취업자 수가 32만 명에 이르렀겠지만 인건비 부담으로 약 30만 명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3조 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이 아닌 30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곳에서 고용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봤다. 한은은 30인 미만의 사업장은 정부 지원을 받기 때문에 고용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최근 영세 자영업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들으면 이 같은 전망조차 낙관적으로 보인다.

한은이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영향을 사실상 인정한 것과 달리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은 어제 이 같은 영향을 일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이 12.3% 오른 2007년에도 시행 초기에는 고용이 줄다가 회복됐다는 것이다. 2007년 최저임금이 오르자 30만 명대였던 월간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폭은 2007년 1월 20만 명대로 떨어졌으나 석 달 만에 30만 명대로 회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실질성장률은 5.5%로 올해 정부 목표치(3.0%)의 두 배 가까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장 실장은 “독일도 2015년부터 최저임금을 도입했다”고 세계의 추세를 들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해졌을 때’ 최저임금은 잘 설계된 노동정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맞춰 미국 애플은 향후 5년간 미국 경제에 총 3500억 달러(약 374조 원)를 기여하고 직접고용만 2만 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중소기업들조차 감세안에 따른 혜택을 직원들과 보너스로 공유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투자 수요에 맞춰 구직자의 능력을 끌어올리도록 돕는 것이 소득주도 성장이자 사람중심의 경제다.
#한국은행#2018년 경제전망#최저임금 인상#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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