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기국회 땐 태업하더니 임시국회 열고는 外遊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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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임시국회가 문을 연 지 오늘로 나흘째이지만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이번 임시국회는 정기국회 석 달 동안 기 싸움을 벌이면서 툭하면 국회를 공전시키는 바람에 미뤄진 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열리자마자 여야 의원들은 줄줄이 외국에 나가고 있다. 회의가 열린다 해도 정족수 채우기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11일부터 보름 일정으로 소집된 이번 임시국회는 토일 휴일을 제외하면 실제 일할 수 있는 날은 열흘뿐이다. 그런데도 상임위 전체회의는 이틀째였던 12일에 두 번, 사흘째였던 13일 한 번 등 딱 세 번 열렸다. 12일 행정안전위는 고작 4분 49초 진행됐다. 실상이 이런데도 의원들은 하루 3만 원씩 가욋돈을 받는다. 국회가 열려 있기만 하면 별도의 수당이 지급되는 국회법 규정 덕분이다. 근무 시간엔 태업(怠業)하다 연장 수당 챙기는 격인데, 누구 하나 반납하겠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러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11일부터 여야 의원 6명과 함께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도 어제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향했다. 국회 국방위원들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은 어제부터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 나가 있다. 정무위원들 역시 이번 주말 일본·베트남, 홍콩·싱가포르로 조(組)를 나눠 출국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20일까지 페루에 머물 계획이라 한다. 의원들의 해외 활동은 나무랄 것이 못 되지만 일정을 바꿀 수 없었다면 임시국회를 급히 열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안이 담긴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처리되지 않으면 대폭 인상된 내년도 최저임금이 다음 달부터 바로 적용된다. 근로시간 단축도 연내 입법이 되지 않으면 전체 기업들이 12조 원에 달하는 돈을 토해내야 한다는 추산이 나왔다.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도 하루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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