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직접투자 줄고 기업 떠나면 일자리도 떠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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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KOTRA로부터 제출받아 어제 공개한 ‘외국인투자실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도착액 기준 105억8700만 달러로 2015년 165억2500만 달러보다 36%나 감소했다. 올 상반기 FDI도 작년 상반기보다 4.4% 줄었다. FDI가 줄어든 것이 지난해부터 중국이 해외투자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 크고 한반도 위기감 고조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라 위축된 투자 심리도 원인이라지만, FDI가 줄면서 일자리 창출 기회가 줄어들었다. 외국인의 법인·공장 설립과 지분 투자 등이 수반되는 FDI는 한국 금융시장 투자와 달리 생산과 고용 유발 효과가 크다.

기업이 해외 투자를 결정할 때는 해당국의 경제 규모와 국민소득 같은 ‘시장’과 규제와 세제, 인건비 같은 ‘경영환경’을 고려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FDI 비율이 0.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3위에 그친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와 호주는 각각 2.2%, 3.8%다.

시장이 비슷한데도 투자 유치가 적다면 결국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가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올해 1분기 한국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114억23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 법정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같은 정책이 이어지면서 기업은 더 험난한 경영 환경에 맞닥뜨리고 있다. 기업이 해외로 떠나면 일자리도 떠난다는 현실을 정부가 직시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어기구#kotra#외국인투자실적#f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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