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차버리고 장외투쟁 이해 안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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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민노총 항의서한 수령 거부… 상임위원 “이런식으로 만나 유감”

18일 탄력근로제 확대를 논의한 사회적 대화장은 기습 피켓시위 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피켓시위로 회의가 2시간 넘게 지연되는가 하면 노사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5시간 넘게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민노총 조합원 20여 명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개선위)’의 마지막 회의 시작 전부터 회의장을 점거했다.

조합원들은 ‘탄력근로제 논의는 경총 민원처리, 경사노위 개악 논의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과 현수막 등을 들고 회의장 안팎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에 개선위 위원들은 “장내 정리가 필요하다”며 회의장 입장을 거부했다.

하지만 민노총 조합원들은 항의서한을 이철수 개선위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며 회의장 안에서 버텼다. 이 위원장은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 측으로부터 서한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서한 수령을 거부했다. 결국 민노총은 박태주 경사노위 상임위원에게 서한을 대신 전달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예정된 회의 시간이 2시간 지난 뒤였다.

민노총은 이날 개선위 회의에 배석을 요청했다가 거부를 당하기도 했다. 박 상임위원은 “민노총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런 식으로밖에 만날 수 없다는 게 유감”이라고 했다. 민노총이 공식적으로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해 놓고 장외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서운함을 내비친 것이다.

회의장에선 노사 간에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탄력근로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밀도 있게 협상했다”고 평가했으나, 정문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본부장은 “보호 장치 없는 탄력근로제 확대는 살인”이라고 맞섰다. 가까스로 회의가 시작됐지만 5시간 넘게 정회하는 등 진통이 계속됐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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