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과 최근 긍정적 서신왕래…실무협상 일정은 아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3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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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북한과의 ‘서신 왕래(correspondence)’를 통해 물밑 소통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의 회담 전 기자들에게서 ‘판문점 회동 이후 북한과의 실무협상 일정이 잡혔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깜짝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하고도 여전히 구체적인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음을 시인한 것.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앞으로 2, 3주 내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시점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북한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며 “일이 어떻게 풀려갈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에 북한과 약간의 서신 왕래(correspondence)가 있었다. 매우 긍정적인 서신 왕래였다”고 밝혔다. 서신 왕래가 정상 간에 이뤄졌는지, 아니면 실무 레벨에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추가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북한이 준비될 때 우리는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판문점 회동 후 막후에서 진행 중인 게 있느냐’는 질문에 “국무부는 북한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가졌다”며 “협상이 곧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 측을 향해서는 “나는 그들이 (협상장에) 나타날 때 다른 입장을 취하기를 희망한다”며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회담 재개에 합의해놓고도 의제와 장소 등을 놓고 여전히 신경전을 벌이며 미 측의 협상 요구에 답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8월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 ‘19-2동맹’ 계획을 비난하며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으로 볼 때 북한은 실무협상에는 응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북-미 관계 관리 차원의 접촉 시도는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논의가 공전되는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점이 8월 이후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미국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그에 기초해 조선 측이 접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협상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신문은 ‘19-2’ 동맹 훈련에 대해 “애당초 북침 작전계획에 따르는 합동군사연습은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며 이 훈련의 중단을 미국과의 협상 조건으로 요구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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