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이트에 ‘한드’ 예고편… 한류 콘텐츠 빗장 풀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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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이후인 지난주 중국의 대표적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인 ‘유쿠’에 잇따라 올라온 한국 최신 드라마 예고편들. 
중국이 올해 초 사드 보복으로 한류를 금지하는 한한령을 내린 뒤 약 10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사진 출처 유쿠 웹사이트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이후인 지난주 중국의 대표적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인 ‘유쿠’에 잇따라 올라온 한국 최신 드라마 예고편들. 중국이 올해 초 사드 보복으로 한류를 금지하는 한한령을 내린 뒤 약 10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사진 출처 유쿠 웹사이트
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중국 국빈 방문 이후 중국의 대표적 동영상 사이트에 한국 최신 드라마 예고편 영상이 다시 등장했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에 따라 동영상 사이트의 한국 드라마 업데이트를 금지한 바 있다. 한한령에 변화 조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와 이를 한한령 해제로 연결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신중론이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주부터 중국 최대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유쿠(優酷)’에 최신 한국 드라마 예고편이 잇따라 올라왔다. 현재 한국에서 방영 중인 ‘언터처블’과 ‘20세기 소년소녀’(10∼11월 방영), ‘최고의 한방’(6∼7월), ‘맨투맨’(4∼6월),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3∼5월) 등이다.

중국은 올해 2월부터 모든 동영상 사이트에서 한국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중단시켰다. 이후 유쿠와 또 다른 대표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 등에서는 지난해 방영된 한국 드라마만 볼 수 있었다. 중국인들은 한한령 중에도 불법 사이트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으나 주요 사이트에 공개적으로 최신 드라마 관련 영상이 올라오지는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19일 주중 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 콘텐츠의 날’ 행사에도 방송 영화 등의 수입 상담을 위해 30여 개 중국 기업이 참가하면서 한중 문화산업 교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콘진원 측도 한국 드라마 예고편의 재등장 사실은 파악하고 있으나 “중국 당국 차원의 한한령 해제로 볼 수는 없다”는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드라마 본편이 아니라 예고편이고, 한국 방송사와 정식 수입 계약을 맺어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방송 정책 총괄 기관)의 심의를 거친 뒤 유쿠가 서비스하는 영상이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시 등장한 최신 드라마 예고편 가운데 가장 많은 조회수(70만3000여 회)를 기록한 ‘당신이 잠든 사이에’(9∼11월)는 현재는 클릭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안내가 나온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관계자들도 “아직 당국에서 한한령 해제와 관련한 특별한 지침을 받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소식통은 “한중 문화콘텐츠 교류 회복에 대해 중국 측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루아침에 한한령이 해제되기보다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측 소식통도 “한중관계 개선 방향은 100% 확실하다”면서도 “중국 내 사드 관련 불만 여론을 관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의 제작사는 중국 측으로부터 수입 문의를 받았다. 사드 갈등으로 중국 내 한국 영화 개봉이 중단된 상태여서 현지에서 한국 영화 개봉이 재개될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 중국 대형 배급사 2, 3곳과 ‘신과 함께’ 수출을 논의하면서 빠른 시일 내 중국에서도 개봉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며 “사드 논란 이전만큼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해빙기가 왔다는 건 체감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사업 중인 한 극장 관계자는 “사드 갈등이 한창일 때는 한국 극장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상표를 가리고 영업했을 정도”라며 “지금은 한국 업체를 대하는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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