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백악관 공보국장 “자유세계질서 수호 위해 트럼프 재선 막아야”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3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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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주장
"트럼프는 심통사나운 나르시시스트"
"과도한 엄포로 내면의 불안감 감춘 종이호랑이"

한때는 서로를 신뢰했던 두 사람이 등을 돌렸다. 이제는 상대방을 비판하다 못해, 서로를 ‘미치광이’와 ‘심통사나운 나르시시스트’로 부르는 사이가 됐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 이야기이다.

스카라무치는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자유 세계 질서를 지키기 위해 트럼프를 버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카라무치는 트럼프 대통령을 ‘심통사나운 나르시시스트’로 표현하면서, “그는 자기 혼자서 조약을 고칠 수있다고 믿고 있으며, 기분에 따라 범대서양 (동맹에 대한) 이해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그린란드 매입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덴마크 방문 일정을 취소해버리고, 덴마크 총리를 “형편없다”고 비판한게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는 이 남자가 자유 세계 질서, 2차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평화와 평화를 이끌어온 질서를 뒤엎을 수있는 위기를 일으키는 것을 허용할 수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 사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 뿐만 아니라 글로벌 동맹을 훼손하는 위험스런 발상 때문에 트럼프와의 관계를 끊었다”며 “그의 민족주의적인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는 신속하게 ‘아메리카 얼론(미국 유일주의)’이 됐다”고 맹비난했다.

스카라무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와 공화당 내에서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진실을 말하거나 약한 비판 조차도 배제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자신도 백악관에서 일할 때 비슷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트럼프는 과도한 엄포라는 마스크로 내면의 불안감을 감추고 있는 종이호랑이”라면서 “만약 트럼프가 보다 솔직한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면, 그의 모래 발판은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자신이 트럼프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한 ‘정치행동위원회(PAC)’을 조직하게 됐다는 것이다.

스카라무치는 “미국인들은 전 세계에 전이되고 있는 독재적 암을 뿌리뽑음으로써 모범이 되는 의무를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처럼 권력에 기꺼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보다 확실한 지도자가 우리에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선거운동을 후원했던 스카라무치는 2017년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일하다가 11일 만에 돌연 해고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고 나선 스카라무치에 대해 지난 19일 트윗으로 “매우 불안정한 미치광이(highly unstable nut job)”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정신적으로 파탄 났다. 우리는 그가 곁에 있는 걸 원치 않았다”며 “이제 가짜뉴스가 그를 나의 친구처럼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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