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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같았다”…일주일 새 10명 사망자 낸 에베레스트 셀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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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같았다”…일주일 새 10명 사망자 낸 에베레스트 셀피 논란

뉴시스입력 2019-05-27 10:23수정 2019-05-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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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서 수시간 대기…"동물원 같았다"
"등산객 자격 갖추고 인원 수 제한해야" 목소리

약 일주일 새 무려 10명의 사망자를 낸 에베레스트의 병목현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등반가들은 혼잡해진 정상의 모습을 고스란히 묘사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달 에베레스트를 등반했던 미국 국적 의사 에드 도링은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상의 상황에 대해 “공포스러웠다”, “마치 동물원 같았다”고 묘사했다.

그가 등반했을 당시 에베레스트 정상에선 탁구테이블 2대 너비에 불과한 평평한 지대에 약 15~20명의 사람들이 들어차 서로 밀치며 셀피를 찍고 있었다. 정상에 오른 이들은 그 좁은 지대에 올라서기 위해 줄을 서서 1시간여를 기다려야 한다는 게 도링의 설명이다.

강풍을 동반한 혹한에 눈사태와 눈보라까지 잦은 에베레스트에서는 등반 여정을 1~2시간만 지체해도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도링은 심지어 정상 인근에서 방금 사망한 여성의 시신을 밟으며 이동해야 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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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 텐트 안에 있는 두 구의 시체를 지나쳐야 했었다고 부연했다. 도링은 “난 아픈 등산객들이 셰르파에게 끌려 하산하는 풍경이나 시신을 보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고 했다.

최근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또 다른 등반가 파티마 데리안은 등반 도중 자신의 눈앞에서 미숙한 등산객들이 실시간으로 쓰러져가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털어놨다. 그가 등반했을 당시 기온은 영하 30도였고, 인근엔 약 150명의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다.

데리안은 “수많은 사람들이 패닉 상태였고, 스스로를 걱정했다”며 “아무도 쓰러지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산소에 의존한다”며 “만약 (쓰러지는 이를) 돕는다면 당신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카슈미르 출신 등반가 리자 알리는 “(정상에서) 아무 감정이 없는 것 같은 사람들을 봤다”며 “사람들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사람들은 정상에 사로잡혀있었다. 그들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 스스로 죽을 준비가 돼 있었다”고 했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는 전 세계 산악인들이 등반을 꿈꾸는 곳이지만, 최근 일주일 새 10명이 사망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다시 부상 중이다. 특히 네팔과 티베트 당국이 등반허가를 남발하면서 정상 인근 병목현상이 등산객들을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BC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약 700명의 사람들이 에베레스트 등반을 시도했으며, 지난 19일 기준 네팔 관광부의 등반 허가 건수는 381건에 달했다. 네팔은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와 관련한 별도의 엄격한 기준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등산객들의 경우 심지어 얼음 위에서 마찰력을 높이는 스파이크 착용법도 제대로 모른다는 게 셰르파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네팔 당국은 에베레스트 등반 제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단두라지 기마르 네팔 관광국장은 “등산객 수를 정말 제한하고 싶다면 우리의 신성한 산에 대한 모든 탐험을 끝내자”고 했다.

저명한 에베레스트 등반가인 앨런 아넷은 이와 관련, “뉴욕 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선 자격을 갖춰야 한다”며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자격이 없어도 되나”라고 지적했다.

영국 방송인 벤 퍼글은 지난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줄이 길게 늘어선 에베레스트 정상 사진을 공개하며 “네팔과 티베트, 중국은 런던마라톤 스타일의 추첨제로 등산객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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