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는 자기장으로 혈관-근육 정밀 촬영… 방사선과 무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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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 건강 핫클릭]MRI 오해와 진실

인천 송도 의료바이오연구단지(BRC)에 11.74T(테슬라) MRI 기기 도입을 앞둔 가운데 최근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가천대 길병원 김양우 원장,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원의 정준영 교수(왼쪽부터)가 MRI의 오해와 진실 및 최신 MRI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인천 송도 의료바이오연구단지(BRC)에 11.74T(테슬라) MRI 기기 도입을 앞둔 가운데 최근 본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가천대 길병원 김양우 원장,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원의 정준영 교수(왼쪽부터)가 MRI의 오해와 진실 및 최신 MRI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가천대 길병원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11.74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를 올 6월에 도입한다. 2004년 수백억 원을 투자해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을 설립한 뒤 국내 최초로 7.0T MRI 시스템을 개발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다. 11.74T는 현재 병원에서 사용되는 최신 3T MRI에 비해 화질이 1만 배 높다. 이들 두 대의 MRI를 보유한 병원은 세계적으로 길병원이 유일하다. 가천대 길병원 김양우 병원장과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원의 정준영 교수와 함께 톡투건강 ‘MRI’편을 통해 MRI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MRI와 컴퓨터단층촬영(CT)은 동일한 통에 들어가 찍을 뿐만 아니라 필름도 거의 같다. 차이는….

▽정준영 교수=MRI는 신체 내 지방 근육 등 부드러운 조직을 더 잘 볼 수 있다. 반면 CT는 뼈처럼 단단한 조직이 잘 보인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에는 뇌출혈, 뼈 골절 여부를 알기 위해 CT를 우선으로 찍는다.

▽이 기자
=T(테슬라) 수치가 높을수록 화질은 높아지지만 방사선이 많이 나오지 않나.

▽정 교수=MRI 앞에 T라고 표시돼 있는 것은 자기장의 세기 단위다. 자기장이 3.0T면 자기장 세기가 1.5T보다는 2배라는 뜻이다. MRI는 몸 안에 들어 있는 수소의 자기장의 신호정보를 획득해 영상을 확보한다. 자기장이 세면 더 많은 신호정보를 알 수 있다. 반면 CT는 ‘X레이’라는 방사선을 이용한다.

▽이 기자=MRI를 찍을 때 몸의 전자장치는 모두 피하라고 한다.

▽정 교수=보청기, 틀니, 시계 등 금속성 소지품은 검사에 방해된다.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신체에 심장박동기 시술, 신경자극기 시술, 인공와우 이식 등을 받은 사람은 전자장비가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CT를 찍기도 한다.

▽이 기자
=MRI는 쿵쾅쿵쾅하는 큰 소리 때문에 환자가 불안해하기도 한다. 좁은 통에 들어가면 폐소공포증 때문에 찍기 힘들다.

3T와 7T MRI 비교 사진 3T MRI(위)에선 보이지 않던 미세한 혈관(화살표)이 7T MRI에서는 자세히 보인다. 길병원 제공
3T와 7T MRI 비교 사진 3T MRI(위)에선 보이지 않던 미세한 혈관(화살표)이 7T MRI에서는 자세히 보인다. 길병원 제공
▽정 교수=소음을 줄이는 헤드폰을 환자의 머리에 장착한 상태에서 검사한다. MRI 통 안으로 들어갈 때 두려움을 방지하기 위해서 비상버튼을 항상 들고 검사를 받는다. 아이처럼 계속 움직일 경우 진정제를 투여해 MRI 검사를 받기도 한다.

▽이 기자=MRI도 금식을 하나. 특별한 부작용은 없나.

▽정 교수=금식은 필요 없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다. 하지만 촬영 시 사용할 수 있는 조영제는 약물이므로 특정인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은 구토와 두드러기 증상이다. 촬영 전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철저히 하고,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이 기자=길병원이 테슬라 수치가 매우 높은 MRI를 도입해 연구하려고 한다. 그냥 지금 수준의 장비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닌가.

▽김양우 병원장=현재 병원에서 고화질 MRI로는 주로 3.0T MRI가 사용된다. 그런데 3.0T와 7.0T는 수치상으로 보면 2.3배 정도지만 실제로 구현된 영상 차이는 더욱 실감난다.(사진 참조) 7.0T MRI로 찍으면 신체 구석구석을 눈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이 기자=7.0T는 정말 보이지 않던 미세한 혈관까지 다 보인다. 그런데 만약에 이 MRI가 상용화되면 임상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나.

▽김 원장=초기에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어느 정도 미세한 혈관이 나오기 때문에 치료 결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자=7.0T MRI도 우수한데 그보다 더 앞선 11.74T MRI라면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 11.74T MRI는 도대체 어떤 장비인가.

▽정 교수
=현재는 치매 등 뇌 질환은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치료 또한 한계가 있다. 11.74T MRI는 뇌 질환 진단과 치료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뇌 질환과 뇌세포의 기능, 약물 효과 등을 이해하고 치매, 파킨슨병, 뇌중풍, 뇌종양, 조현병 등 각종 뇌 질환의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 등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 기자=뇌 전용 11.74T MRI가 개발될 장소인 브레인밸리는 어떤 곳인가.

▽김 원장=브레인밸리는 인천 송도에 있다. 이곳에서 11.74T MRI의 핵심 부품들은 만들어진 상태로, 올해 6월경에 마그넷 설치와 전자장비가 갖춰진다. 브레인밸리는 송도 의료바이오연구단지(BRC) 내 2만1305m² 규모로 a-BNCT(붕소중성자 방사선암치료기) 개발 시설을 비롯해 기존 바이오의약, 뇌과학 분야까지 연구하는 곳으로 뇌과학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 임상이 이뤄지는 허브가 될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mri#ct#방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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