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작부터 수출 쇼크… 반도체 27%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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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수출 총액 14조원 그쳐… 기재부 “반도체 불확실성 지속”

연초 반도체 수출이 30% 가까이 줄면서 새해 수출이 감소세로 출발했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새해 들어 수출 감소 폭이 더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1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26억5600만 달러(약 14조124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억2700만 달러(7.5%) 줄었다.

‘수출 쇼크’는 지난해 전체 한국 수출의 20.9%를 담당한 반도체 수출액이 올 들어 열흘 동안 21억2000만 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반도체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29억1000만 달러)보다 27.2% 감소한 것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분의 1 이상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에 빠지면서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셈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한국 경제가 지난해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세계 6위 수출국이 된 점을 성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 호황기에 낸 기업 실적 덕분이고 현재 수출 전선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기획재정부도 반도체 부진이 올 경제를 위협할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기재부는 “투자와 고용이 조정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반도체라는 개별 업종의 업황을 경제 불안 요인으로 지목한 것은 이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추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장기 과제와 인건비 부담을 낮추는 단기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반도체#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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