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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몰린 업체를 1년새 매출 4배로… 첫 졸업기업 내는 ‘먹거리창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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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몰린 업체를 1년새 매출 4배로… 첫 졸업기업 내는 ‘먹거리창업센터’

한우신기자 입력 2018-12-13 03:00수정 2018-12-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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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해 있는 스위트몬스터의 박대철 대표(왼쪽)가 자체 개발한 디저트 캐릭터 ‘블루몬스터’를 들어 보였다. 프레시고 이진구 대표는 가정간편식 ‘제주돼지 김치볶음’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창업센터에 입주한 후 서로 조언하고 정보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식음료 창업 시장에서 성공을 꿈꾸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가정간편식을 만드는 프레시고 이진구 대표(48)는 2014년 4월 창업 후 매 순간이 위기였다. 소포장된 음식 재료들로 간단히 요리를 할 수 있는 쿠킹 박스를 판매하는 매장과 도시락 판매점을 열며 가맹사업을 해나가려 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가맹 본사라고 해봐야 사무실도 없이 이 대표 자신이 전부였다. 투자를 받기도 어려웠다. 이 대표는 “매장 주방에 혼자 남아 울다가 ‘내일은 어떻게 버틸까’ 한숨 쉬며 집으로 돌아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의 사업에 빛이 들기 시작한 건 작년 여름이다. 지난해 8월 프레시고는 서울시가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6년 12월 설립한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했다. 그즈음 나간 식품박람회에서 한 PC방 프랜차이즈 대표로부터 프레시고 제품들을 냉동식품으로 만들어서 납품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시범 삼아 팔아본 제품 500개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납품에 나섰다. 지난해 프레시고 매출은 2016년의 4배로 뛰었다. 올해는 지난해의 2배 정도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C방 납품 후 입소문이 났고 현재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납품한다.

이 대표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센터에서는 유통, 제조, 식자재, 마케팅 등 식음료 사업과 연관된 각종 분야별 전문가를 입주 기업과 연결해 준다. 이 대표는 돼지고기는 어떤 걸 써야 하는지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법률 자문 등 다양한 상담을 받았다. 센터뿐 아니라 다른 입주 기업들로부터 받은 조언과 상품 평가도 큰 도움이 됐다.

창업센터 입주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센터 내 사무실과 회의실, 주방 등을 무료로 사용하는 혜택을 누린다. 임차료 부담이 없다는 점과 멘토링 프로그램 외에도 입주 기업들 간 네트워크는 센터에 있는 창업자들이 한목소리로 꼽는 장점이다. 캐릭터를 활용한 디저트 매장 사업을 하고 있는 스위트몬스터 박대철 대표(45)는 “식품박람회를 나갈 때 ‘서울먹거리창업센터’라는 이름으로 함께 참가하므로 주목을 받는 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스위트몬스터는 프레시고와 함께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국제식품포장박람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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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몬스터는 센터의 정식 입주 기간 2년을 마치고 이달 말 졸업하는 첫 기업 중 한 곳이다. 스위트몬스터는 자체 개발한 캐릭터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식음료 판매와는 좀 차이가 있다. 박 대표는 “한국 캐릭터 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고 일본의 20분의 1 수준”이라고 전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역으로 성장 여력이 크기 때문에 이를 디저트와 접목시키겠다는 게 박 대표의 구상이다. 스위트몬스터는 현재 국내에 17개의 매장이 있고 해외에는 24곳이 있다.

스위트몬스터처럼 새로운 방식의 식음료 사업을 펼치는 스타트업들이 센터 내에 적지 않다. 외식사업자들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을 하는 기업, 투자를 받아 농사를 짓고 그 농산물을 다시 투자자에게 공급해 농사 자금 확보와 안전한 농산물 공급이라는 윈윈 효과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도 눈에 띈다. 식품과 관련해 다양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공존하는 게 센터가 가진 또 다른 장점이다.

스위트몬스터와 프레시고 대표는 모두 희망을 얘기하면서도 식품 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한 탓에 다른 사람에게 창업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또 먹거리 하나를 잘 만든다고 사업이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식품을 잘 만드는 게 사업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30% 미만이고 나머지는 잡일과 관리의 영역인데 이럴 때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얻고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먹거리창업센터#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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