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택배기사 폭행’ 가해자는 친동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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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오거리서… 동영상 퍼져 논란
동생 추정 인물 “욱해서…” 해명글
경찰, 상습학대 여부 조사하기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공덕오거리 택배기사 폭행’ 동영상의 한 장면. 동생 A 씨(왼쪽)가 형 B 씨의 뺨을 때리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공덕오거리 택배기사 폭행’ 동영상의 한 장면. 동생 A 씨(왼쪽)가 형 B 씨의 뺨을 때리고 있다. 보배드림 캡처
택배기사가 동료를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동영상이 퍼져 논란이 된 ‘공덕오거리 택배기사 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친형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택배기사 폭행 널리 퍼뜨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에 첨부된 2분 27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서울 마포구 지하철 공덕역 인근에서 C택배회사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A 씨(30)가 동료 남성 B 씨(31)의 뺨, 뒤통수 등을 10여 차례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12 신고로 내사에 착수해 A 씨와 B 씨를 특정하고 두 사람이 친형제임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적장애가 있는 형이 평소 모르는 이에게 담배를 빌리는 등 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다”며 “이날 차에 실을 물건을 순서대로 올려달라고 했지만 형이 아무렇게나 올려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19일 오전 3시경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A 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해명 글이 올라왔다. ‘공덕오거리 폭력○○ 택배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장애가 있는 어머니, 장애가 있는 형과 함께 살고 있다. 둘을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며 “형이 안타깝고 측은하지만 인간인지라 가끔 (형의 이상행동에)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으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인 형이 당분간 친척집에서 머무르며 동생과 분리돼 생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를 통해 평소 상습적인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폭행#택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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