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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 감동 → 분란 6개월… 여자아이스하키에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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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 감동 → 분란 6개월… 여자아이스하키에 무슨 일?

이헌재 기자 입력 2018-10-18 03:00수정 2018-10-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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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머리 감독 능력 의심된다” 4월 세계선수권 앞두고 집단 항명
결국 김도윤 코치 지휘로 준우승
협회, 20여명 6개월 자격정지… 징계 풀리면 대표팀 재발탁할듯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계속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재계약에 실패한 세라 머리 감독(위). 동아일보DB
2월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남북 단일팀은 진한 감동을 남겼다. 비록 5전 전패로 참가국 중 최하위였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한국 23명, 북한 12명)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일팀을 이끈 세라 머리 감독(30·캐나다)은 “남들에겐 두 팀으로 보였을지 몰라도 우리는 하나였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의 상징과 같았다. 그 업적을 기려 올림픽이 끝난 후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머리 감독은 올림픽 직후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팀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그는 “최근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부터 2년 재계약 제안을 듣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회는 16일 김상준 18세 이하 여자 대표팀 감독(50)을 신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머리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 4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였다. 그런데 협회가 제안했고, 머리 감독도 원했던 재계약은 왜 이뤄지지 않았을까.

머리 감독의 재계약이 무산된 배경에는 선수들의 집단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팀 선수들은 4월 이탈리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머리 감독과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협회에 전달했다. 선수들은 머리 감독이 코치 경력이 부족하며, 경기 운영과 선수 기용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재계약을 할 경우 세계선수권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 23명 중 대다수가 머리 감독의 재계약을 반대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B(3부 리그)에 출전한 한국은 김도윤 코치의 지휘 아래 선전을 거듭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머리 감독도 동행했지만 벤치에는 앉지 못했다. 경기 기록지에는 감독을 의미하는 헤드코치(Head Coach) 난에 머리 감독이 아닌 김 코치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협회는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거듭된 반대 속에 머리 감독은 재계약을 포기하고 모국으로 돌아갔다.

협회는 집단 항명 사태를 일으킨 선수들에게 6개월 국가대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를 받은 선수만도 20명가량에 이른다. 이 선수들은 8∼9월 열린 여자 리그 등에 참가했지만 한 번도 국가대표로 소집되지 못했다. 귀화 선수들은 고국으로 돌아갔고, 10년 넘게 골문을 지켰던 골리 신소정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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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고위 관계자는 “머리 감독이 이끈 단일팀이 큰 화제가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해 장기적으로 국내 지도자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공모를 통해 새 감독을 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은 조만간 선수들의 징계가 풀리는 대로 선수 선발을 거쳐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징계가 풀린 선수들의 대표팀 재발탁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협회 입장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평창 올림픽#여자 아이스하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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