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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끝내 최단기 불명예 퇴진…금융권 사상초유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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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끝내 최단기 불명예 퇴진…금융권 사상초유 혼돈

뉴스1입력 2018-04-16 20:24수정 2018-04-1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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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리스크 2연타에 금감원 쇼크…시장도 혼란
새 원장 인사 부담 더 커져…금융개혁 동력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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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로비출장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사퇴했다. 금융권 전체가 초유의 혼돈에 빠졌다. 당장 문재인 정부가 하려는 금융개혁의 동력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뿐만 아니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시장의 혼란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 원장은 16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본인은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 원장 거취의 키를 쥐고 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 원장의 이른바 ‘5000만원 셀프 후원’ 논란에 대해 ‘위법’을, 피감기관 비용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에 대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난 12일 청와대가 Δ국회의원 임기말 후원금으로 기부 및 보좌직원 퇴직금 지급 Δ피감기관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 Δ보좌직원 인턴과 해외출장 Δ해외출장 중 관광 등 4가지 사항에 대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명의로 중앙선관위에 질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김 원장 논란과 관련해 “문제 되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장의 사퇴는 지난 2일 취임한지 14일 만이다. 지난달 30일 문 대통령의 재가를 기준으로 해도 17일만으로, 역대 최단기 퇴진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전망이다.

김 원장은 지난 2일 취임하자마자 19대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논란이 불거졌다. 초반만 해도 김 원장과 여권은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평소 김 원장이 펼치던 강성·개혁적인 주장과 배치되는 여러 상황이 확인됐고, 추가 의혹까지 꼬리를 물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이 커졌다. 고공행진을 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질 정도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위법여부 확인 결과에 따라 해임 결정’이라는 입장을 냈고, 결국 이날 선관위의 위법 판단으로 사퇴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몰렸다.


금감원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오나” “역대급 최악의 상황”이라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감원은 1년 넘게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채용비리로 임직원이 구속되거나 재판에 넘겨지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런 금감원에 최초의 민간 출신 최흥식 전 원장이 와서 금융개혁과 적폐청산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최 전 원장은 6개월 만에 하나금융 시절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지며 사퇴했다. 금감원이 잡겠다고 나선 채용비리 문제에 정작 최 전 원장이 부메랑을 맞은 격이었다.

김 원장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금융개혁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회심의 카드였다. 최초의 국회의원 출신 금감원장, 최연소 금감원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김 원장이다. 평소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강성인 그가 취임하자 반(反)시장 정서에 대한 우려도 일부 나왔다. 하지만 오랫동안 누적된 금융권의 관행을 바로 잡는 개혁을 위해서는 그가 적임이라는 기대가 컸다. 최 전 원장에 이어 김 원장이 최단 기간 재임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경신했다.

연이은 ‘원장 리스크’ 때문에 금감원 내부 사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분위기다. 일상적 검사·감독 업무는 이어가고 있으나, 강한 동력이 필요한 일들은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최근 터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이후 주식시장·시스템 개편, 가계부채, 소비자 보호, 감독체계 개편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은데 내부가 쑥대밭이다 보니 힘이 영 실리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들 역시 고충을 토로한다. 금감원은 반민반관(半民半官) 성격의 특수목적법인으로, 정부의 금융정책을 시장에 직접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감원이 장기간 표류하면 금융사들에까지 혼란이 전이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명확한 시그널이 나와야 맞춰 움직이는데, 채용 시스템 개편 말고는 사실상 1년여간 진척이 없다”고 토로했다. 금감원의 영(令)을 바로 세우겠다는 취임 일성을 내놨던 김 원장의 불명예 사퇴로 시장에서 금감원의 권위도 많이 떨어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재의 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한다. 새로운 금감원장을 새로 찾아야 하는데, 개혁을 위한 민간 출신 기용이 두 번 연속 실패로 끝났다. 다시 관(官)이나 학계 출신의 인사를 택하자니 강력한 금융개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인사권자의 고민이다. 누가 새로 와도 장기화한 감독 당국 안팎의 상황을 추스르고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판으로 가야 지금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로운 원장의 부담이 얼마나 크겠느냐”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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