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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왜곡된 중화사상… 중국 발전 막는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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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왜곡된 중화사상… 중국 발전 막는 족쇄”

하종대 기자 입력 2018-01-13 03:00수정 2018-0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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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중국 역사/양하이잉 지음·우상규 옮김/327쪽·1만8000원·살림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嘉좬關). 남북이 모두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협곡에 위치해 ‘좋은 계곡의 관문’이라는 뜻이다. 한족과 주변 이민족의 정치적인 선긋기를 보여주는 상징물로 한족의 정치적 폐쇄성을 보여준다. 살림 제공

중화사상은 중국에 약일까? 독일까? 중국 이웃 국가 국민들의 관심이 큰 주제이지만 개혁개방 초기에 중국 내부에서도 일어난 논쟁이다.

“만리장성은 폐쇄적인 중화문명의 전형적인 상징물로 민족 경계를 흙벽으로 만든 폐쇄성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진정한 개혁개방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 반짝 득세했지만 초고속 성장 속에 사라졌다. 그 대신 “중화문명의 폐쇄성은 없으며, 옛날부터 쭉 위대했다”는 중화사관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중화사상은 단순한 자긍심의 발현이 아니다. 역사 왜곡과 날조의 원인이자 인접국 잡도리와 침략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중국인이 가장 으쓱해하던 당나라는 정작 한족이 아닌 탁발(拓跋)·선비(鮮卑)족이 세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인 사가들의 절찬이 수그러들었다.

1953년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토라고 선언해 베트남, 필리핀 등 인접국과 영토갈등을 일으킨 남해9단선은 한나라 때 해상 실크로드였다거나 15세기 정화(鄭和) 원정단이 지나갔다는 게 영토 주장의 근거다.

저자는 정치적 목적으로 체계화한 중화사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인류 발전의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시나브로 우리의 사고 속에 똬리를 튼 중화사상의 뿌리는 깊다고 강조한다.

중국이 가장 번창한 때는 이민족에 의해 국제주의가 꽃핀 시기라고 한다. 중화사상의 토대인 한(漢)족 왕조는 한나라 405년과 명나라 276년 등 총 681년에 불과했다. 중국은 하·은·주 때부터 역사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만리장성 이북에서는 황하문명보다 1000년이나 앞선 홍산(紅山)문화가 존재했다. 만리장성 이북의 홍산문화는 이민족 문화임에 틀림없다.

1964년 내몽골 오르도스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0년 일본에 귀화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 심지어 로마와 몽골 문헌까지 고증자료로 삼았다. 그가 당초 중국인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분량의 한자 자료를 해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가 몽골 민족이 아니었다면 중화사상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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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관점에서 본 중화사상 심층 해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6년 8월 일본에서 출간된 책이 1년 5개월 만에 국내에 출간된 것은 다소 아쉽다.

저자는 중화사상이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라고 주장한다. 21세기 중국이 세계를 이끄는 나라가 되려면 폐쇄성을 벗어나 국제적이었던 당·원·청과 같은 국가가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일까. 중국의 최대 종합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엔 정작 중화사상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한국, 일본, 베트남에 있다는 ‘소중화(小中華) 사상’에 대한 설명만 나온다. 중국은 저자의 충고를 받아들일까? 지금까지 봐온 중국은 그럴 것 같지 않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反중국 역사#양하이잉#우상규#중화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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