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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와병’ 20대 여성 父 “병원, 3000만원 밖에 못 준다고…사과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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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와병’ 20대 여성 父 “병원, 3000만원 밖에 못 준다고…사과도 안 해”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12-07 09:46수정 2017-12-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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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사진=동아일보DB

뇌성마비 판정을 받고 불구의 몸으로 13년간 누워 지낸 20대 여성이 치료약을 바꾼 지 약 1주일 만에 두 발로 걷는 일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는 기적이 아닌 ‘세가와병’을 뇌성마비로 착각한 병원의 오진으로 인해 발생한 참사였다.

이번 의료사고 피해자의 아버지 A 씨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병원 측에)사과를 하면 모든 건 없는 걸로 하겠다고 하니 그때부터 연락이 안 된다. 아직까지도 사과를 안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 씨는 이날 “(딸이) 중학교, 고등학교 때 까지 고생을 많이 했는데, (현재는)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며 딸의 근황을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딸이 세 살 부터 다리를 절뚝거리기 시작했고, 당시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2~3년간 딸의 절뚝거림은 계속됐다.

A 씨는 여섯 살이 된 딸이 학예회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지역 모 종합병원에서 경직성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이후 걷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그 당시에도 얘가 아침에는 잠시 걸었다. 아침에는 잠시 걷고 저녁에는 차차 못 걷다 완전히 퍼졌다”며 “(주위에서)그런 상황은 뇌성마비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며 당시에도 병원의 뇌성마비 판정에 대해 의아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의 이야기를 듣고 멀리 중국에도 한 번 갔다 왔다. 그때부터 계속 물리치료도 하고 돈도 많이 들었다”며 “한 10년 동안 4~5억 정도는 들었다”고 덧붙였다.


꾸준한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딸의 허리가 더 굽어지는 등 상태가 악화하자 A 씨는 뇌성마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울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A 씨는 “2012년도에 물리치료 선생님이 얘를 한 번 보더니 아무래도 뇌성마비가 아닌 것 같으니까 서울에 있는 병원에 한번 가보라 하더라”며 “서울 병원에서는 MRI를 보더니 약을 줄 테니까 먹어보라고 하더라. 그 때는 못 믿었는데 한 이틀 정도 먹더니 애가 목을 딱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깜짝 놀랐다. 그때부터 조금씩 걷기 시작했다”며 기적 같은 일을 설명했다.

알고보니 딸은 뇌성마비가 아닌 희귀질병이라는 세가와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이는 소량의 도파민 약물을 투여하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바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이에 A 씨는 “처음 들을 때는 가슴이 답답했다. 아니 이런 경우가 어디 있나. 정말 눈물이 많이 나고”라며 억울하고 황당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진짜 막막했던 게 애가 걷기 시작하니까 또 못 걷게 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도 했다”며 “꿈속에서 (다시)못 걷는 꿈도 꾸고 그랬다”며 그간 겪었던 마음고생을 토로하기도 했다.

A 씨는 “(딸이)초등학교 다닐 때 휠체어를 타고 다니니까 애들 놀림도 많이 받았다”며 “신발에 흙 같은 걸 뿌리고 지나가고, (딸의)친구 부모들이 자기 딸이 우리 딸 때문에 고생한다고 다른 데로 전학시켜버리고 이런 경우도 있었다”며 딸이 13년간 겪었을 아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A 씨는 병의 정체를 알게 된 후 해당 병원 측에 사과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도 아무런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번 의료사고와 관련 당시 의료기술과 학계의 연구 상황 상 희귀질환인 세가와병을 발견, 진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참작해 1억 원의 손해배상 조정을 내렸다.

이에 A 씨는 “(희귀질환이라 하더라도)의사라면 2005년부터는 알아야 될 병이다”라며 “아직까지도 (사과를)안 한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재판정에서도 (병원 측이)2500~3000만 원 밖에 못 물어주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 씨는 현재 대학에서 산업복지학을 전공하며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는 딸을 언급하며 “자기도 이 계통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러고 싶다고 하더라”며 “빨리 치료방법이나 이런 걸 다시 발견해서 뇌성마비나 이런 일을 겪고 있는 모든 아이들이 나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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