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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6·15→문정인 연쇄논란… 트럼프 백악관 회의중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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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6·15→문정인 연쇄논란… 트럼프 백악관 회의중 ‘버럭’

우경임기자 , 이승헌특파원 입력 2017-06-20 03:00수정 2017-06-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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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이상기류]정상회담 앞두고 틈 벌어지는 한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채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관계의 이상 조짐이 해소되기는커녕 확대되는 형국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연 논란이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6·15남북공동선언 축사,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의 워싱턴 발언이 잇따라 나오자 미국 조야(朝野)는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회의 도중 한국의 사드 배치 논란에 크게 화를 냈고, 욕설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반미(反美)면 어떠냐’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의 한미 관계를 떠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미 관계의 균열 조짐은 결국 북한에만 득이 될 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 문정인 발언은 사견?

문 특보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동아시아재단과 우드로윌슨센터 주최로 열린 세미나와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했다. 문 특보의 개인 의견이라면서 공개적인 대응을 피했던 청와대는 19일 태도를 바꿔 문 특보를 향해 ‘공개 경고’를 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문 특보도 이날 미국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반도 위기가 한미 동맹에 주는 함의’라는 주제의 조찬 세미나에 참석해 “나는 (한국) 정부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대변할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국제사회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런 제재를 ‘대북 적대시 정책의 일환’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반된 인식 사이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신뢰 구축 공간이 전혀 없고,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큰 딜레마이자 걱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미 워싱턴은 문 특보의 발언을 단순히 학자적 소신으로만 여기지 않고 있다. 문 특보는 노무현 정부 당시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내면서 동북아균형자론과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활약했고, 문 대통령의 ‘통일 멘토’로 대선 과정에서 외교안보 자문그룹의 좌장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문 특보의 발언에는 무게가 실린다.

또 문 특보가 직접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힌 것처럼 이번 발언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누누이 밝혔던 ‘북핵 해법’과 본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문 대통령은 4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만약에 북한이 우선 핵 동결을 하고 충분히 검증된다면 한미 간 군사훈련을 조정하고 축소한다든가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미, 북핵 해법 시각차만 드러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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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일 때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원칙을 세웠고 한미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6·15남북공동선언 17주년 축사에서 북한의 핵 동결을 남북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제시하며 문턱을 낮췄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대북 압박 정책을 폈지만) 참담하게 실패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남북 대화가 이뤄져야 북핵 문제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 대화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완성 단계에 이른 지금 10년 전처럼 대화를 통해 북핵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유효한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또 문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북한은 남한이 내민 손을 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북-미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북-미 간 뉴욕 채널이 차단됐음에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1년 넘게 북한 평양과 유럽 등지에서 북한 최고 외교 당국자와 비밀 접촉을 이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미국 국장 등과 1년 넘게 접촉을 이어왔고, 이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뿐 아니라 북한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외교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대화를 추진하고 남한을 압박하면서 실리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반면 한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한미 정상회담#문정인 발언#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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