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표도르 닮아가는 ‘8각 링 여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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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밴텀급 챔피언 론다 라우지… 2일 6차방어전 34초 만에 KO승
12전승 중 11경기를 1회에 끝내

‘격투기 황제’, ‘60억분의 1의 사나이’로 불린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9·러시아)는 현역 시절 1라운드 시작부터 거침이 없었다. 스트레이트 펀치가 적중되면 각도 큰 좌우 훅으로 상대 선수의 안면을 강타하며 경기를 끝냈다. 그리고는 자신의 승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세리머니 없이 인자한 미소만 지었다.

표도르는 2000년 9월 일본의 다카다 히로야를 12초 만에, 2005년 ‘프라이드 남제 2005’에서는 200cm에 177kg의 거구인 브라질의 줄루지뉴를 1라운드 20초 만에 각각 쓰러뜨렸다.

여자 세계 최강 파이터인 UFC 여자 밴텀급 챔피언 론다 라우지(28·미국·사진)가 표도르의 전성기 때 모습을 닮아 가고 있다. 1일까지 10차례나 1라운드에서 경기를 끝내며 11전 11승을 기록 중이었던 라우지는 2일 벌어진 UFC 190 밴텀급 타이틀 6차 방어전에서도 베치 코레이아(32·브라질)를 상대로 1라운드 34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4차례의 방어전을 포함해 9차례를 그라운드 기술로 이겼던 라우지는 이날은 주먹으로 경기를 끝냈다. 또 항상 경기 후 격렬하게 승리의 기쁨을 표출했던 라우지가 이날은 경기 후 차분한 미소만 지었다.

“표도르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던 라우지는 이제 ‘여자 표도르’로 확실하게 군림할 태세다. 김대환 UFC 해설위원은 “표도르를 만나는 상대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주눅이 들어 제 기량을 펼치지도 못하고 어이없이 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 완벽한 격투 실력과 자신감을 갖춘 라우지를 만나는 상대 선수들도 비슷한 심리적 압박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8각 링 여제#론다 라우지#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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