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송 출연 하루전 취소 통보받은 BTS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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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멤버가 1년전 입었던 티셔츠, 광복 주제로 한 디자인 문제삼아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사진)이 출연하기로 돼 있던 일본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 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출연 보류’ 통보를 받았다. BTS는 9일 일본의 대표 음악 방송으로 꼽히는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생방송에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제작진 측이 전날 밤에 출연을 취소했다.

제작진은 BTS 멤버 지민(23)이 지난해 입었던 셔츠를 문제 삼았다. 팬들 사이에서 일명 ‘지민 셔츠’로 불리는 이 옷은 국내 한 의류회사가 2016년 8월 8·15 광복을 주제로 디자인해 내놓은 것인데 태극기와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 원자폭탄이 터진 뒤의 버섯구름, PATRIOTISM(애국심), LIBERATION(해방), KOREA(코리아) 등의 단어가 셔츠에 담겼다. 제작진 측은 8일 밤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부른다’는 보도가 있어 (BTS) 소속사에 착용 의도를 묻는 등 협의를 진행했지만 종합적인 판단 끝에 출연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BTS 멤버가 이 셔츠를 입었던 것은 1년 전 일인 데다 세계적인 인기 그룹의 출연을 하루 전에 취소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제작진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일본 내에서 일고 있는 반한 감정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은 9일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국 측에 적절히 대응하라고 요구한 상황이지만 양국 국민 간 교류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문화 스포츠 교류는 (정치 외교) 이슈와 상관없이 계속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CNN과 AFP가 이날 도쿄발로 BTS의 출연 보류 사실을 전하는 등 주요 외신들도 관심을 보였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방탄소년단#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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