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MDL 지뢰-무인기 침투 적대행위” vs 북, ‘아킬레스건’ 확성기 중단 요구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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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행위 중단 쟁점은


정부가 17일 북측에 제의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에서 ‘군사분계선(MDL)의 적대행위’ 범위와 양측의 요구 수준이 어떻게 논의될지 주목된다. 정부는 북한의 반응을 봐 가며 구체적 범위와 의제를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호응으로 회담이 성사되면 우선 MDL 인근의 확성기(사진) 방송과 전단 살포 중지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5년 8·25남북 합의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전면 재개됐다. 북한도 같은 시기에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또 탈북자단체가 대형 풍선을 활용해 MDL 인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삐라)을 날려 보내자 북한도 같은 방식으로 대남전단을 남측에 살포해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고 존엄(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판하는 남측의 대북심리전을 중지시키기 위해 적극 나설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밖의 사안은 양측 간의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측은 MDL 무단 침입과 지뢰 매설, 무인기 침투도 적대행위로 규정하고 북측에 중단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수시로 MDL을 드나들면서 수천 발의 대인지뢰를 매설하고 있다. 그 폐해는 2015년 8월 목함지뢰 도발로 잘 드러난 바 있다.

반면에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서 우리 함정의 경계작전을 적대행위로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서해 NLL 이남 수역이 포함된 ‘서해경비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남측 함정의 진입금지를 끈질기게 요구해 왔다.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초소(GP)를 설치해 중화기로 무장한 경계 병력을 배치한 것도 적대행위로 볼 수 있다. 정전협정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이다. 남북 간의 군사적 신뢰가 어느 정도 구축되면 DMZ 내 GP 철수문제도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05년 7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실무대표회담 당시 남측은 DMZ 내 GP의 공동철수를 제의했지만 북한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남북관계#적대행위#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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